모든 사람들이 찬미해마지 않는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시집을 가지 ‘않는’ 여성들이 있습니다. 사회적 지위, 재력과 외모를 모두 겸비한 이들은 자신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는 남성이 나타나지 않는 한 철저히 자신 주위에 철벽을 쌓습니다. 이렇게 철벽을 쌓는다 하여 탄생한 신조어, 오늘의 트렌드이지요, 바로 ‘철벽녀’입니다.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미국의 알파걸, 일본의 아라포, 중국의 성뉘 등이 있습니다.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‘골드미스’라는 말이 더 쉽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네요.
이들 철벽녀는 철저히 ‘개인’을 외칩니다. 이들은 여러 명이 북적대는 장소보다는 차라리 혼자 있는 것을 더 즐기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기를 즐기곤 하지요. 그런데 이렇게 혼자 지낸다는 것에는 자유로움이라는 得과 외로움/위험이라는 失이 공존합니다. 특히 혼자 사는 사람들은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에 옹골지게 대비해야 합니다.
그리하여 재력을 갖춘 독신 철벽녀들을 위한
‘Rapunzel’이 출시되었습니다. 겉모습만 보아서는 대체 무슨 제품인지 감이 오지 않으시죠? 왠 소화기인가, 청소기인가 싶으실 겁니다.
아래 사진을 보시면 무릎을 탁, 치실 겁니다.
아하, 설명서를 보니 왜 제품이름이 ‘Rapunzel’인지 알겠네요. 동화 속의, 성벽에 갇힌 머리카락을 길게 땋은 공주의 이름이지요. 그 머리카락을 잡고 탈출한다는 생각에서 이름을 재치 있게 지었네요. 이 ‘Rapunzel’의 사용방법은 간단합니다. 불이 나면 재빨리 라푼젤 박스로 가서 팔을 집어 넣은 후 내부의 핸들을 붙잡고 내려 오면 그만.
뉴스에서 화재 소식을 접할 때,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식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고층빌딩에서 자신도 모르게 뛰어내리게 된다고 하잖아요. 고층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 이 시대에 필수 아이템이 아닐까 싶네요.
그럼 우리
철벽녀들이 이 제품을 접했다고 가정해봅시다. 그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?
“맘에 차지 않는 남편 백날 붙잡고 엉엉 울기보다는, 이 듬직한 Rapunzel 꼭 붙잡고 내려오는 것이 더 실질적이지 않나요?”
철벽녀의 입장에서는 신랑감 찾는 것보다 Rapunzel 같은 하강기를 사는 것이 더 수월하고 속편한 일인 것 같습니다.
재밌게 보셨습니까? 재밌으셨으면 아래 손가락 모양의 버튼을 클릭해 주세요